어쩌다가 벌써 2024년이 끝나가는지... 이제 코로나가 5년 전이네요. 올해도 참 복잡한 한 해였고, 내년도 복잡할 것 같습니다.
시간도 없고, 정신도 없어서, 일단 올해에 대한 회고는 엄청나게 간략하게만 써보려고 합니다.
회사, 암호, 커리어 등 이야기
- 일단 올해 9월에 전역을 했습니다. 자유인이라는 것은 기쁜 일이에요.
- 올해 4월 아테네에서 zkSummit11에서 보안 관련된 발표를 할 수 있었습니다.
- 올해는 거의 Succinct 일이 메인이었습니다. 2024년 초중반에도 이전 회사에서 Succinct 관련 보안 업무를 맡았고, 가을부터는 아예 합류했습니다.
- Succinct에서는 개발도 하지만 확실히 보안 일이 메인입니다. 회사 내부에서 보안을 담당한다는 일의 무게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CTF와는 점점 더 거리가 멀어져가고 있습니다. 많은 지인들을 CTF로 알게 되었는데 정작 이걸 안하니까 거리가 생기는 것 같아서 슬픕니다.
보안 일을 하고, 아래 언급할 스트레스도 있고 하다보니 아직도 뭔가 최신 논문들은 거의 읽지 못하는 것 같아서 스스로에게 아쉽습니다.
재밌는 생활 이야기
- 올해도 다채롭게 여행했습니다.
- 2월에 삿포로 눈 축제를 보러 가고, 그 이후에 전역 후에도 도쿄를 두 번 다녀왔습니다.
- 4월에 zkSummit11을 위해 그리스에 다녀왔습니다.
- 10월 ~ 11월에 회사 온보딩을 위해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냈습니다. 이 때 LA와 보스턴에도 다녀왔습니다.
- 스포츠도 많이 즐겼습니다.
- 일본에서도 야구를 한 번 더 봤습니다.
- 하지만 제일 중요했던 건 역시 미국에 갔을 때, NLCS 6차전, 골스 경기, SF 49ers 경기, 보스턴 브루인즈 경기 직관을 했습니다.
- 다만 스포츠에 정기적으로 관심을 가지던 거는 이제 거의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사실 정확히는 올해 요키치가 정말 추하게 플옵에서 떨어져서,,,
- T1이 또 다시 우승을 해서 정말 기쁩니다. 샌프란시스코 생활을 편하게 할 수 있었던 큰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 콘서트나 각종 행사도 많이 즐겼습니다.
- LiveMusicFestival이라는 동인 음악 내한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 6월에 Boiler Room 셋으로 알 게 된 minna-no-kimochi의 내한에 놀러갔습니다. 이때 귀 박살나는 줄 알았습니다.
- 동방 프로젝트 오케스트라에 다녀왔습니다. 굉장히 좋았습니다. 이런 기회가 더 자주 있으면 좋겠어요.
- 올해 12월에 요아소비 콘서트에도 다녀왔습니다. 작년에는 못 갔는데 올해 성공해서 기뻤습니다.
- 올해 12월에 포터 로빈슨 콘서트에 다녀왔습니다. 상당히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 인생이 살 가치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 작년과 비슷하게, 12월에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신카이마코토 영화 콘서트를 다녀왔습니다. 똑같은 시기에 스즈메 보면서 똑같은 이유로 울고 오니까 뭔가 느낌이 묘했습니다. 진짜 1년이 끝난다는 느낌을 또 받고, 그러네요. 스즈메는 잘 만든 영화 같습니다.
- 12월에 AGF, 서코를 다녀오고 10월에 샌프란으로 날아가기 직전에도 서코를 다녀왔습니다. 코미케도 다녀왔습니다.
- 저는 사람 많은 곳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힘이 들기는 하지만 따뜻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 게임은 거의 하지 않았지만 페이퍼 마리오 TTYD를 열심히 했고, 최근에 유희왕 마스터듀얼을 다시 시작할까 합니다.
- 다이어트는 유지가 계속 성공적으로 되고 있는 중입니다.
- 일본어 공부는 나름 열심히 하다가 샌프란시스코 갔을 때 하지 못해서 다 까먹었습니다. 내년에는 제대로 하고 싶네요..
- 음악은 계속 많이 듣고 있고, 바이닐 및 CD도 계속 모으고 있습니다. 다만 비싼 취미이다보니 슬슬 줄이고 있습니다.
- 올해 압도적으로 많이 돌린 앨범은 The Life of Pablo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
자세하게 말하기는 애매하지만, 어찌되었건 회사에서 제가 맡은 보안이라는 일이 상당한 중책이다보니, 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심지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이 크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보니, 여러 걱정이 들 때가 많습니다. 제가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제가 이런 걱정이나 불안감을 털어놓게 되는데, 사람들 불러서 다같이 만날 때마다 제가 우울한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할 때도 많습니다. 가족들도 걱정이 많아요.
사실 이런 거는 책임감이 많은 보안 일을 하는 사람 대부분이 안고 사는 마음의 짐이기는 합니다. 어마어마한 실력자들도 똑같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아무튼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제가 깨달은 거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그 최선이 부족할 것 같으면 이를 솔직하고 빠르게 인정하는 것입니다. 최선을 다하는 거야 항상 해왔던 것이지만, 후자의 이야기는 최근에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과한 에고를 내려놓고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고, 이를 솔직하게 공유한다면, 그에 맞게 회사가 행동할 수 있을 거고, 그러면 제가 심적 부담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최선이 부족하다면, 공부가 더 필요한 걸 인정하고 나아가면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년 회고 글에 명예욕이 거의 없어졌다고 썼는데, 이제는 그냥 아예 없는 것 같습니다.
회사 분들이 다들 뛰어나고 상냥하신 분들이어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도 맞춰서 꽤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실수가 있어 아쉽습니다.
뭐... 사실 개발 + 보안하려고 회사 간 거기는 하고 개발할 때는 그냥 마냥 즐겁기만 해서, 최근에 힘든 게 일시적인 거일수도 있습니다 (ㅎ_ㅎ)
그와 별개로, 내년에 복학을 할 지, 아니면 아예 샌프란시스코로 비자를 받고 갈지, 휴학하고 리모트로 일할 지 결정도 해야합니다. 매우 중요한, 2025년의 무대를 결정지을 핵심적인 결정인데, 아직도 하지 않았습니다. 결정에 필요한 요소가 엄청 많아서... 잘 정해야겠습니다.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결정요소는 다름 아닌 제 정신건강 아닐까 싶습니다. 다행인 건 모든 결정 방향이 전부 다 꽤 괜찮은 미래시 같다는 점입니다.
유학은 높은 확률로 일단 당장 생각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GRE/TOEFL 둘 다 하지 않았습니다... 새삼 작년에 쓴 2024년 플랜 중에 한 게 하나도 없네요.
내년 목표는 일을 한다면 열심히 최선을 다하면서 즐겁고 행복하게 하기, 그리고 일상 속에서 행복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 되기입니다.
올해 만난 모든 분들에게, 올해 정말 감사했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UPD: 샌프란시스코로 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개발자로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고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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